어김없이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고티) 선정 시간이 다가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해 게임 출시가 연기된 관계로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대작 게임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지난해 기대 작품상을 수상한 엘든 링을 비롯 후보였던 갓오브워 라그나로크,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등 쟁쟁한 게임들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의 게임 후보들
올해의 게임 후보들

 

고티(GOTY)는 무엇인가?

사실 고티는 영화제로 따지면 작품상에 해당하는 상의 이름이다. 즉 고티 자체가 하나의 시상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시상식에서 가장 최고의 상을 일컫는 말이다.

BAFTA, D.I.C.E. Award, GJA, TGA, GDC가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세계 5대 게임 시상식이다
BAFTA, D.I.C.E. Award, GJA, TGA, GDC가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세계 5대 게임 시상식이다

그중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인정받고 있는 시상식이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 TGA)’다. 매년 12월에 열리는 TGA는 E3와 더불어 북미 최대 게임 이벤트로 꼽히고 있다.

캐나다 게임 저널리스트 제프 케일리가 주최하는 TGA는 고티를 포함 모바일게임, 인디게임, 이스포츠 부문 등 총 31개 부문을 시상한다. 특히 베스트 이스포츠 선수 부문에 ‘페이커’ 이상혁, ‘쵸비’ 정지훈 선수가 수상 후보로 선정되어 국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TGA는 12월 9일(대한민국 시간 기준) 개최된다.

 

올해 최고의 이스포츠 선수 후보에 ‘페이커’ 이상혁, ‘쵸비’ 정지훈 선수가 올랐다
올해 최고의 이스포츠 선수 후보에 ‘페이커’ 이상혁, ‘쵸비’ 정지훈 선수가 올랐다

 

엘든링이냐, 갓오브워 라그나로크냐

           올해 고티의 영광은?

플래그테일: 레퀴엠, 엘든링, 갓오브워 라그나로크, 호라이즌 포비든 킹덤, 스트레이,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3가 이번 TGA 고티 후보다. 면면이 쟁쟁한 대작 게임들이지만 이중 고티 수상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작품은 엘든링과 갓오브워 라그나로크다. 

프롬소프트웨어가 개발한 다크 판타지 액션 RPG 엘든링은 이른바 소울라이크 게임의 완성판으로 불린다. 다크소울 시리즈와 블러드본,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를 개발한 소울류의 아버지 미야자키 히데타카 프롬 소프트 대표가 디렉터를 맡았다. 

선형구조인 소울류 게임을 광활한 오픈월드에 가져다 놓는 충격적인 사건(?)을 저지르며 평단과 유저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지난해 TGA에서 갓오브워 라그나로크,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를 제치고 기대 작품상을 받아 일찌감치 올해 고티 수상 1순위 작품으로 꼽혔다. 발매 3주만에 1,200만장을 돌파하는 괴력을 보이며 전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오픈월드 특유의 자유도와 개성 있는 보스를 파훼하는 과정이 엄청난 중독성을 주지만 다소 높은 난이도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갓오브워 라그나로크는 갓오브워 시리즈의 5번째 작품으로 북유럽 신화 속 신들과 크레토스의 대립을 다루고 있다. 갓오브워 시리즈는 폭발적인 연출과 자극적인 장면들로 인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게임이다. 

북유럽으로 장소를 옮긴 갓오브워는 그리스신화를 다뤘던 전작보다 훨씬 진화한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갓오브워 라그나로크에서 그 진화는 정점을 찍은 듯하다. 물론 세월이 흐름에 따라 기술적 진보가 있었던 점도 있지만 자극적인 장면은 줄었지만 대신 짜임새 있고 감동적인 서사가 강화되며 강한 여운을 남기는 명작 게임이 되었다.

다만 전작인 갓오브워보다 연출이나 서사 부분에서 아쉬운 면이 있다는 평이 있지만 아버지와 아들의 서사와 투박하지 않고 매끄럽게 이야기에 녹여낸 북유럽 신화, 그리고 늙어가는 주인공 크레토스의 피로한 여정은 이런 류의 이야기에 열광하는 서구권 유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발매 첫 주 만에 510만장을 팔아 치우며 소니 퍼스트 파티 게임 중 최단기간 최다판매 기록을 세웠으며, 타임지가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갓오브워 라그나로크를 선정해 고티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내년 TGA가 기대된다

사실 고티가 대상 격이기에 가장 주목받는 것이지만 TGA에는 여러 상이 존재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물론 고티까지야 아니더라도, 모바일 부문에도 우리 게임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가장 큰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이 베스트 모바일 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것은 모바일 게임 강국이라는 명칭을 멋쩍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모바일 부문에 올라간 게임 중 3종이 모두 중국에서 개발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물론 디아블로 이모탈이야 디아블로라는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이니 차치하더라도, 원신과 타워오브판타지는 중국에서 개발한 순수 IP 게임이다. 즉 게임 개발에 있어 우리보다 후발 주자였던 중국 모바일게임이 어느새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게임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로써는 뼈아픈 지점이 아닐 수 없다.

모바일 게임 강국이라 하지만 정작 시상식에 명함도 못내미는 실정이다
모바일 게임 강국이라 하지만 정작 시상식에 명함도 못내미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TGA가 기대되는 이유는 이번 지스타2022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다양한 장르의 국산 AAA급 게임 출시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첫 포문을 여는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고티 후보에 올라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BTS가 그랬고 기생충, 오징어 게임이 그랬듯 대한민국 게임이 해외 시상식 단골 손님으로 각광받고 고티 트로피도 손에 드는 날이 왔으면 한다. 그래서 다른 음악, 영화, 드라마처럼 하나의 작품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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