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게임에서 매력적인 악역으로 자주 등장하는 다크 엘프는 흔히 하이엘프와 반대되는 성향을 지닌 엘프로, 검은(어두운) 색 피부에 하얀색 또는 은색의 머리 색을 지닌 것으로 표현되곤 합니다. 자, 이제 제가 쓰는 게임 판타지 백과가 언제나 그렇듯이 언제부터, 왜 그렇게 되었을까 한번 되짚어가는 여정에 동참하시겠습니까?

 

전형적인 다크 엘프의 이미지

다크 엘프의 전형적인 이미지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우선 가장 많이 알려진 다크 엘프가 무엇인지 이미지 검색을 하니 한국어, 일본어 모두 리니지 2의 다크 엘프가 나오는군요. 영어 검색을 하면 순위는 밀리지만, 그래도 많은 이미지가 리니지 2의 다크 엘프입니다.

리니지 2의 다크 엘프는 검푸른, 또는 갈색빛이 도는 피부색에 흰머리를 지닌 몸매 좋은 여성 캐릭터가 대표적으로 유명합니다. 리니지 2의 다크 엘프는 리니지 2가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게임과 상관없이 사랑받는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리니지 2 뿐만 아니라, 다크 엘프를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는 대부분 어두운 피부색에 흰머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게임 속에선 유명한 다크 엘프 종족에 속하는 리니지 2의 다크 엘프

그런데 수많은 검은 피부의 다크 엘프 중에 눈에 뜨는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검지 않고 창백한 피부의 다크 엘프들인데요, ‘워해머’ 세계관의 다크 엘프나, 영화 ‘토르: 다크 월드’에 나오는 다크 엘프 등, 검은색보다는 창백한 피부를 지닌 엘프들도 눈에 띕니다.

토르: 다크월드에 등장하는 다크 엘프 종족

이곳의 다크 엘프들은 검지도 않으면서 왜 다크 엘프일까요? 여기서 다크 엘프의 기원을 알아볼 때가 됐습니다.

  

북유럽 신화의 다크 엘프

판타지에 관심이 많으신 독자분들이나, 지금까지 게임 판타지 백과를 쭉 읽어오신 독자분들이라면 다크 엘프가 원래 북유럽 신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계실 것입니다.

다크 엘프는 북유럽 신화의 어둠의 엘프 됴크알프(Dökkálfr, 복수형은 Dökkálfar)을 그 기원으로 합니다. 13세기 아이슬란드의 시인 스노리 스투를루손이 엮은 신 에다(Edda), 일명 스노리 에다의 첫째 장인 귈파기닝(Gylfaginning)에 표현된 것에 따르면, 빛의 요정인 료스알프는 알프하임(Álfheimr)에 살고, 됴크알프는 지하에 거주한다고 합니다. 료스알프는 태양보다 더 밝지만, 됴크알프는 피치(원유를 증류시킨 후 남는 찌꺼기)보다 검다고 표현되어있습니다.

그런데 귈파기닝 이후 엘프들의 이야기는 딱 한군데 더 있는 수준이라서 매우 묘사가 적습니다. 이에 대해서 스노리 스투를루손의 창작이 아닌가 하는 설도 있고, ‘지하에 산다’는 묘사에서 드워프(드베르그 Dvergr)의 다른 이름은 아닌가 하는 설 등이 있습니다.

북유럽 신화를 다룬 작품 ‘갓 오브 워’에서는 드워프와 다크 엘프를 엄연히 다른 존재로 묘사했습니다만 이건 게임 내의 해석으로, ‘갓 오브 워’ 세계에서는 다크 엘프와 라이트 엘프가 알프하임의 빛을 차지하기 위해 영원한 전쟁을 벌이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갓 오브 워’에 등장하는 다크엘프 = 됴크알프. 곤충 날개가 달린 것으로 묘사됩니다.

 

반지의 제왕의 ‘어둠의 요정’

어쨌든 다크 엘프의 신화적 기원을 찾아가 보니, 그냥 검다는 표현 말고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군요. 또다시 다크 엘프의 표현을 찾다 보니, ‘반지의 제왕’이 떠올랐습니다.

반지의 제왕 세계인 가운데 땅(Middle-Earth)의 엘프 중에도 어둠의 요정(Elves of Darkness)가 있습니다. 가운데 땅 말로 모리퀜디(Moriquendi)라 불리는 이들은 가운데 땅 서쪽의 발리노르에 있는 두 나무의 빛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요정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다른 엘프와 생김새가 다르거나 하지 않고 그냥 엘프를 구분한 것입니다.

엘프들이 처음 창조되었을 때에는 아직 해와 달이 없고 별빛만이 있는 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발리노르에는 두 나무가 환한 빛을 내고 있었죠. 발라(창조신 일루바타르의 가장 뛰어난 아이누들)들은 요정들에게 빛이 존재하는 발리노르로 와서 살라고 권합니다. 이때 발리노르로 이주하며, 그곳의 두 나무의 빛을 본 엘프들은 칼라퀜디(Calaquendi)라고 합니다. 흔히 판타지 게임에서 ‘하이 엘프’로 불리는 이들이 칼라퀜디에서 나온 말입니다.

발리노르에 있었던 두 나무의 빛. 이 나무의 빛을 인공적으로 만든 보석이 ‘실마릴’이며, 이것을 둘러싼 이야기가 ‘실마릴리온’의 주된 이야기입니다.
발리노르에 있었던 두 나무의 빛. 이 나무의 빛을 인공적으로 만든 보석이 ‘실마릴’이며, 이것을 둘러싼 이야기가 ‘실마릴리온’의 주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여정에 처음부터 동참하지 않은 엘프들도 있었으니, 이들을 아바리(Avari, 원하지 않는 자들)라고 부릅니다. 아바리들은 발리노르에 가면 평온한 삶을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운데 땅에서 자신들만의 삶을 살게 됩니다. ‘실마릴리온’에서는 어둠의 군주 멜코르(모르고스)가 아바리 엘프들을 타락시켜 오크로 만들었다는 설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갑니다. “반지의 제왕 영화에 보면 아직 가운데 땅에 많은 엘프들이 있는데, 이들은 아직 영화 엔딩에서 나오는 발리노르로의 여정을 가지 않은 것일 테니 모두 아바리일까?”

그건 아닙니다. 아바리는 ‘아직 발리노르로 안 간 엘프’가 아니라, 앞으로도 발리노르로 갈 생각이 없는 엘프를 일컫는 것입니다. 가운데 땅에 남아있는 엘프들은 이미 발리노르에 갔다온 엘프들과,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오랜 여정을 아직 끝마치지 못하고 잠시 눌러사는 엘프들도 있습니다(이들을 우마냐르 Umanyar라고 합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엘프들은 아바리는 아니며 여러 사정으로 인해 아직 가운데 땅에 남아있는 것뿐입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엘프들은 아바리는 아니며 여러 사정으로 인해 아직 가운데 땅에 남아있는 것뿐입니다.

즉, ‘반지의 제왕’에서 아직 가운데 땅에 남아있는 엘프들은 ‘모리퀜디’라고는 할 수 있어도 ‘아바리’는 아닙니다. 그리고 이 중에는 이미 발리노르에 갔다가 가운데 땅으로 다시 돌아온 요정들도 있어서 아바리는 물론 모두 다 모리퀜디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아바리들은 일부는 아직 가지 못한 엘프들(난도르와 신다르)등과 함께 살기도 했지만, 문명을 등지고 숲과 동굴에 숨어 살며, 종종 인간들에게 공예를 가르치고 살았다고 합니다.

‘반지의 제왕’ 영화 엔딩 장면. 가운데 땅을 인간들에게 맡기고 마지막으로 발리노르로 향하는 엘프들. 여기에 빌보와 프로도도 같이 여정을 함께 하게 됩니다.
‘반지의 제왕’ 영화 엔딩 장면. 가운데 땅을 인간들에게 맡기고 마지막으로 발리노르로 향하는 엘프들. 여기에 빌보와 프로도도 같이 여정을 함께 하게 됩니다.

 

모든 것은 D&D에서 시작되었다?

아직 다크 엘프의 외모에 대한 수수께끼는 전혀 풀리지 않았군요. 톨킨의 어둠의 요정들도 외모는 엘프와 다를 바가 없었으니까 말이죠. 그렇다면 많은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의 원전을 담고 있는 TRPG ‘던전스 앤 드래곤스(D&D)’에는 언제부터 다크 엘프가 나올까요?

D&D의 다크 엘프는 드로우(Drow)라는 이름이 더 유명하며, 초기의 D&D에는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NPC이자 몬스터였습니다. 1977년 발간된 ‘어드밴스드 던전스 앤 드래곤스(AD&D)’ 몬스터 매뉴얼에 엘프의 하위분류로 나오며, ‘블랙 엘프’ 또는 ‘드로우’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상세한 설명이 없이 그저 언급만 되는 수준이며, 전사보다는 마법사로 유능하다고 이야기하는 정도였습니다. 이후 몇 번 더 언급이 되긴 하지만, 역시 전설 이상을 넘어서는 일은 없었습니다.

AD&D의 몬스터로 처음 등장한 드로우
AD&D의 몬스터로 처음 등장한 드로우

그러던 것이 D&D의 아버지, 개리 가이각스가 쓴 모험 모듈(TRPG 마스터를 위한 모험과 설정 등이 담겨있는 책) ‘땅속으로의 여행(Descent into the Depths of the Earth, 1978)’에 상세한 설정이 담겨서 출판됩니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다크 엘프, 즉 드로우들은 이기적이고 잔인한 성질로 인해서 동족들의 품에서 쫓겨난 엘프들입니다. 이들은 선한 엘프들과의 전쟁에 패배해서 지하 세계로 숨어들게 되었고, 그곳에서 힘을 연마하고 마법을 수련하며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게 됩니다. 이들은 더 이상 땅 위에서 살 생각은 없지만 그들을 쫓아낸 동족들에 대한 적개심은 여전합니다.

드로우들이 사는 지하 세계, 언더다크
드로우들이 사는 지하 세계, 언더다크

여기에 묘사된 다크 엘프의 외모는 검은 피부에 창백한 색의 머리, 그리고 체격이 작으며, 약 150cm) 섬세한 손가락을 지니고 있습니다. 외모가 다소 날카로워 보이고 귀가 뾰족하고 크지만, 그렇다고 외모가 추한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남성의 머리 색은 좀 더 창백한 흰머리이며, 키는 5피트, 여성은 빛나는 은빛 머리색에 5피트 1/2를 넘는 키로 여성이 좀 더 크다고 합니다.

드로우의 생태가 자세하게 묘사된 첫 서적, Descent into the Depths of the Earth
드로우의 생태가 자세하게 묘사된 첫 서적, Descent into the Depths of the Earth

드디어 흰머리의 기원을 찾았네요. 물론 이것도 다른 매체에 영향을 받은 것이 있을 수 있지만, 개리 가이각스는 다크 엘프를 만들기 위해 영어사전에서 다크 엘프를 검색했을 때, ‘트롤’과 ‘트로우’가 참고 항목으로 있어, 그것에 착안해서 드로우를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개리 가이각스 자신은 반지의 제왕 등의 영향을 완전히 부정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모두 따라 한 것은 아니라는 것도 강조하고 있으며 당시의 많은 매체에 영향을 받았다고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여기서 트로우(Trow)는 오크니와 세트랜드 섬(영국 스코틀랜드 지방 근처의 섬)에 내려오는 전설 속 몬스터로, 키가 작고 못생겼으며 수줍음을 타는 몬스터라고 합니다. 이들은 야행성으로 저녁에만 그들의 ‘땅속 집’을 벗어나서 사람들이 잠잘 때 집에 들어갑니다. 음악을 좋아해서 민담 중에는 이들이 음악가를 납치하는 이야기가 종종 있다고 하네요.

브라이언 프라우드와 알란 리의 책 ‘요정들(Faeries)’에 묘사된 트로우. 이름만 따왔을 뿐 드로우의 생태와는 큰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트롤과 비슷한 몬스터라고 합니다.
브라이언 프라우드와 알란 리의 책 ‘요정들(Faeries)’에 묘사된 트로우. 이름만 따왔을 뿐 드로우의 생태와는 큰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트롤과 비슷한 몬스터라고 합니다.

앞서 드로우가 지하 세계에 산다고 했는데요, 그곳은 흔히 언더다크(Underdark)라고 하는데요, 이 단어는 ‘포가튼 렐름’과 ‘그레이호크’ 캠페인에만 등장하는 지하 세계입니다. 물론 다른 캠페인에는 그에 해당하는 지하 세계가 존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여기서 캠페인이란 일종의 세계관 설정이라고 이해하면 빠르겠습니다. TRPG ‘던전스 앤 드래곤스’를 플레이하기 위한 캠페인 세계관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그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포가튼 렐름’입니다.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나 ‘네버윈터 나이츠’가 바로 포가튼 렐름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D&D 배경 게임 중에 가장 성공한 축에 속하는 게임이라서 게이머들에게는 유명합니다.

또 다른 캠페인의 몇 가지 예를 들자면 D&D를 모르는 게이머들에게도 유명한 캡콤의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던전스 앤 드래곤스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일명 D&D2)’는 ‘미스타라’ 캠페인 세팅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는 플레인스케이프 캠페인을 배경으로 하며, ‘D&D 온라인’은 약간 펑크풍의 세계관인 에버론을 배경으로 합니다.

D&D 2에 나오는 다크 엘프 보스, 텔’아린(Tel’arin). 현재 미스타라 세계관은 최신 D&D 버전에 맞춰 갱신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D&D의 이식이 잘 안되는 이유가 여기 있을지도?
D&D 2에 나오는 다크 엘프 보스, 텔’아린(Tel’arin). 현재 미스타라 세계관은 최신 D&D 버전에 맞춰 갱신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D&D의 이식이 잘 안되는 이유가 여기 있을지도?
국내에도 서비스되었던 ‘D&D 온라인’의 세계는 에버론이란 곳입니다.
국내에도 서비스되었던 ‘D&D 온라인’의 세계는 에버론이란 곳입니다.

드로우들은 언더다크에 그들만의 도시를 세우고 도시 단위로 생활을 영위합니다. 이들도 엘프의 일족인지라 웅장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자랑하지만, 천성이 잔인하고 사악하며 배신과 음모를 일삼는 족속인지라 외부의 아름다움과 달리 매우 위험한 도시입니다.

‘발더스 게이트 2: 섀도우 오브 앰’의 중반부 모험은 주로 언더다크를 모험하는데요, 언더다크에는 드로우 말고도 일리시드나 비홀더 등 강력한 몬스터들이 즐비합니다. 그래서 ‘발더스 게이트 2’ 중 어려운 축에 속하지만 그만큼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발더스 게이트 2 챕터 5의 무대인 언더다크의 다크 엘프 도시, 우스트 나샤(Ust Nasha)
발더스 게이트 2 챕터 5의 무대인 언더다크의 다크 엘프 도시, 우스트 나샤(Ust Nasha)

드로우들은 롤스(Lolth)라는 거미 여신을 섬기며, 강력한 여존남비 사회를 구성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롤스의 사제는 여성만 될 수 있으며, 그중 대사제가 드로우 사회를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통 남성들은 전사나 마법사가 되어 대사제를 보좌하는 역할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드로우는 여성이 덩치나 힘이 더 세기 때문이죠. 또, 선천적으로 마법에 대해 저항력이 있다거나, 그들이 입은 갑옷은 햇빛을 보면 마력을 잃고 부서진다는 등의 설정도 재미있습니다.

거미 여신 롤스의 심볼
거미 여신 롤스의 심볼

 

가장 유명한 다크 엘프 영웅의 등장

드로우는 선천적으로 악하다곤 하지만, 일부 드로우가 선하게 태어난다고 합니다. 그런 드로우들은 대부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게 되거나, 지하 세계에서 탈출해서 지상으로 가게 됩니다. TRPG 플레이어들이 악 성향이 아닌 드로우를 선택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런 설정 때문입니다.

이렇게 선천적으로 악하지 않은 드로우 = 다크 엘프가 서브 컬처에서 더 유명세를 치르게 된 것은 바로 1988년 발간된 R. A. 살바토레의 ‘아이스윈드 데일 트릴로지’라는 포가튼 렐름 세계관의 ‘아이스윈드 데일’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때문입니다.

아이스윈드 데일 트릴로지의 첫 작품, 마법의 크리스탈. 드리즈트 관련 소설은 국내에 ‘아이스윈드 데일 트릴로지’와 ‘다크 엘프 트릴로지’가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이 소설에는 주인공인 바바리안 울프가의 동료로 드로우 레인저 드리즈트 두어덴(Drizzt Do’urden)이 등장하는데요, 원래는 악의 종족인 드로우가 주인공의 동료가 된다는 설정이 매력적이라서 주인공보다 더 큰 인기를 모아 이후 드리즈트가 주인공인 후속작이자 프리퀄 ‘다크 엘프 트릴로지’를 내놓았고 이 소설도 역시 대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이 인기로 인해 계속 후속작이 이어지며 드리즈트가 주인공인 소설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2천만 부 이상 판매하는 성공을 거둡니다.

드리즈트는 악한 드로우가 아니며, 혼돈-선(Chaotic Good) 성향, 즉 다크 히어로에 가까운 속성입니다. 검은 피부에 하얀 머리색, 햇빛에 약해서 평소에 후드를 뒤집어쓰고 다니는 쿨한 분위기는 물론, 두 자루의 마법 시미터 ‘아이싱 데스’와 ‘트윙클’을 휘두르는 뛰어난 칼 솜씨를 가지고 있으며 마법 흑표범 구엔휘바와 함께 다닙니다.

만일 악하지 않고 쿨한 다크 엘프 주인공이나 동료가 등장하는 다른 게임이나 소설이 있다면, 모두 이 드리즈트의 직접 또는 간접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드리즈트의 이런 설정이 요즘은 너무 흔해졌는지, ‘드리즈트 클론’이라고 하면서 까이는 경우도 많네요.

이후의 수많은 다크 엘프 캐릭터들에 영향을 미친 드리즈트 두어덴
이후의 수많은 다크 엘프 캐릭터들에 영향을 미친 드리즈트 두어덴

 

유명 다크 엘프들 in D&D 게임

드리즈트 두어덴

드리즈트 두어덴 같은 인기 캐릭터를 게임에서 가만히 놔둘 리가 없겠죠. 드리즈트는 1994년 PC 롤플레잉 게임 ‘멘조베란잔’에서 가장 먼저 주인공 캐릭터 중 하나로 출연합니다. 멘조베란잔은 1인칭 시점에 최대 4명의 파티로 플레이 가능한 던전 롤플레잉 게임이었습니다.

멘조베란잔의 캐릭터 창. 세 번째에 쌍검을 든 드리즈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멘조베란잔의 캐릭터 창. 세 번째에 쌍검을 든 드리즈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드리즈트는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에서 지나가는 NPC로 찬조 출연하는데, 이때 많은 수모(?)를 당했습니다. 보통은 평화적으로 지나가지만, 싸움을 걸 수도 있었는데요, 정면으로 맞붙어서 싸우면 마지막 보스보다 강하지만, 죽일 수 없게 해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든 죽일 수 있었으며 이러면 고유 아이템인 시미터 +3 프로스트 브랜드와 시미터 +5, 디펜더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발더스 게이트 2’에서도 등장하는데요, 만일 1편에서 죽였던 데이터를 그대로 이어와서 플레이한다면 문답 무용으로 전투를 걸어옵니다. 여기서도 승리한다면 역시 무기를 얻을 수 있지만, 강제적으로 무기를 빼앗기는 이벤트 때문에 계속 아이템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발더스 게이트 1에 등장한 드리즈트와의 전투
발더스 게이트 1에 등장한 드리즈트와의 전투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에서 계속 드리즈트가 수난을 당한 것만은 아닙니다. 액션 롤플레잉 게임인 ‘발더스 게이트: 다크 얼라이언스(2001)’ 시리즈에서는 숨겨진 캐릭터로 선택해서 그 강력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역시 D&D 포가튼 렐름 설정의 액션 롤플레잉 게임 ‘포가튼 렐름: 데몬 스톤(2004)’에서는 주인공을 돕는 NPC로 등장해서, 잠시 동안 직접 조작해 볼 수도 있으며, 롤플레잉 게임 ‘소드 코스트 레전드(2015)’의 첫 DLC인 ‘레이지 오브 데몬’에서는 동료로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소드 코스트 레전드: 레이지 오브 데몬’에 등장하는 드리즈트의 공식 일러스트.
‘소드 코스트 레전드: 레이지 오브 데몬’에 등장하는 드리즈트의 공식 일러스트.

 

발더스 게이트 - 비코니아 데비르

‘발더스 게이트’ 1, 2편에 모두 등장하는 다크 엘프 여성 성직자인 비코니아는 중립 악 성향의 동료입니다. 드로우들의 주신인 롤스의 명을 듣지 않고 멘조베란잔(다크 엘프의 도시 중 하나. 드리즈트의 고향이기도 합니다)에서 도망친 후, 지상 세계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은 동료 캐릭터입니다.

중립-악 성향이기 때문에 선한 성향의 플레이를 하려면 고용하기 힘든 동료이긴 하지만, 1편에 비해 2편에서 매력적인 외모로 바뀌었기 때문에 팬이 많아졌습니다. 연애도 가능한 동료인데, 연애 과정에서 이야기하는 과거사들이 매우 끔찍하고 그동안 지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싶은 정도입니다. 악한 다크 엘프라고는 하지만, 그녀가 지상에서 만난 인간들이 더 악한 경우가 많았죠. 심지어 2편에서는 동료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마녀로 화형당하려 하는 것을 살려줘야 합니다.

비코니아와 로맨스 이벤트를 겪으려면, 연애 과정에서의 선택문도 기존 상식을 깨는 선택문을 골라야 가능합니다. 그냥 일반인과 로맨스하듯 선택문을 고르면 잘 굴러가지 않죠.

1편의 일러스트는… 결코 예쁘다고 하기는 어려웠지만
1편의 일러스트는… 결코 예쁘다고 하기는 어려웠지만
2편에서는 꽤 예쁘게 나왔습니다.
2편에서는 꽤 예쁘게 나왔습니다.

 

팜 파탈 다크 엘프 여성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상 다크 엘프의 피부와 흰머리의 원조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쿨한 남성 다크 엘프의 표본이 된 것이 드리즈트라면, 섹시한 몸매에 색기 넘치는 여성 다크 엘프를 유행시킨 장본인도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전에 엘프 이야기에서도 말씀드렸던, 일본의 판타지 소설이자 미디어 믹스로 유명한 ‘로도스 섬 전기(ロードス島戦記)’입니다.

‘로도스 섬 전기’는 작가인 미즈노 료가 D&D를 지인들과 함께 플레이한 것을 기록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써 내려간 소설이며, 이후 일본산 TRPG인 ‘소드월드 RPG’의 탄생에도 기여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는 주인공인 판과 대립하는 인물 중 하나로 마모 제국의 암흑 기사단장, 아슈람이 있으며 그를 보좌하는 필로테스라는 다크 엘프 여성이 유명합니다.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더 많이 접했을 필로테스는 아슈람을 보좌하는 다크 엘프 미녀로 원작 소설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 모두 갈색 피부에 흰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으며 뛰어난 몸매와 미모, 노출 높은 복장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다크 엘프라기보단 약간 선탠한 엘프 같아 보이죠?
다크 엘프라기보단 약간 선탠한 엘프 같아 보이죠?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녀를 희롱하던 제국 기사를 때려눕히는 모습을 보고 아슈람에게 충성하게 되었다고 나오지만, 원작에서는 오빠인 아스탈의 사망의 원인이 아슈람에게 있다고 판단해서 암살하려다가, 그의 그릇에 감화되어 따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필로테스가 ‘원조’ 팜 므 파탈 다크 엘프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1990년대 이후 서브컬처에서 묘사되는 엘프 여성의 표준(?)을 제시한 것이 ‘로도스 섬 전기’의 디드리트라면, 다크 엘프의 표준을 제시한 것이 필로테스라는 것을 완전히 부정하긴 어렵지 않을까요?

아슈람과 필로테스의 개정판 일러스트. 아슈람에 대한 이야기로는 ‘암흑의 기사’라는 제목으로 국내에도 출간된 바 있습니다.
아슈람과 필로테스의 개정판 일러스트. 아슈람에 대한 이야기로는 ‘암흑의 기사’라는 제목으로 국내에도 출간된 바 있습니다.

 

검지 않은 다크 엘프도 있다!​​​​​​​

모든 다크 엘프가 검은 것은 아닙니다. 국내에는 ‘토탈 워: 워해머 2’로 인지도를 모으기 시작한 미니어처 전략 게임 ‘워해머 판타지’의 다크 엘프는 피부색이 희다 못해서 창백한 수준이거든요. 실제로 워해머를 잘 모르는 이들은 워해머의 다크 엘프를 보고 왜 검지 않느냐고 의문을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워해머의 엘프 역사를 살펴봐야 하는 긴 서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가자면, 워해머의 다크 엘프는 엘프와 종족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워해머의 다크 엘프 여성
워해머의 다크 엘프 여성

이들은 원래 엘프의 고향인 울쑤안 북부 나가리드 지방에 살던 엘프들로 엘프끼리의 내전에서 말레키스라는 영웅을 따르게 된 이들입니다. 말레키스는 엘프의 대 영웅이자 최초의 피닉스 킹인 아에나리온과 둘째 부인 모라시 사이에서 난 아들로, 여러 뛰어난 업적으로 인해 엘프들 사이에서도 칭송받는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평화로 나태해진 엘프들 중 쾌락을 추구하는 쾌락의 교단이 생겨났고, 그의 어머니도 그 교단에 몸담게 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이때 말레키스는 쾌락의 교단을 체포하고 처벌하는 대신, 그들의 충성서약을 받아 힘을 키우게 됩니다. 또 자신에게 적대적이었던 엘프 고위 귀족들을 암살하고 피닉스 킹, 벨 샤나르를 독살합니다. 이후 피닉스 킹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시험인 ‘아슈리안의 불꽃’에 들어가지만, 아슈리안의 분노로 큰 화상을 입고 겨우 목숨만을 건집니다. 이때부터 말레키스는 전신을 감싸는 마법 갑옷을 입고 위치 킹(Witch King)이 됩니다.

갑옷으로 생명을 연장한다는 점에서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토탈 워: 워해머 2의 컨셉 아트.
갑옷으로 생명을 연장한다는 점에서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토탈 워: 워해머 2의 컨셉 아트.

이후 엘프 간의 내전 중 말레키스는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울쑤안 중심의 볼텍스(Vortex. 카오스 세력을 막기 위해 세상에 남아도는 마력을 흡수하는 소용돌이)에 마력을 주입하지만 하이 엘프의 방해로 의식은 실패하고 그 결과 나가리드는 폐허가 됩니다. 위치 킹을 따르는 엘프(다크 엘프)들은 이제 서쪽의 신대륙 북쪽의 나가로스로 거처를 옮기게 됩니다. 북쪽의 척박한 삶 때문에 워해머의 다크 엘프들은 창백할 정도의 피부로 변하긴 했지만, 검게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워해머 판타지’의 마지막 이벤트인 ‘엔드 타임’에서 다크 엘프의 위치 킹, 말레키스는 그간 악의 화신으로 그려졌던 것과 다르게 그동안의 누명을 벗고 하이 엘프, 다크 엘프, 우드 엘프 등 모든 엘프 전체를 이끄는 ‘이터니티 킹’이 되어 카오스와의 마지막 전쟁에 나서게 됩니다.

‘토탈 워: 워해머 2’에서 다크 엘프는 위치 킹 말레키스, 쾌락의 교단의 수장인 모라시 등 2개의 영웅 군주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추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노출도 높은 복장을 입은 위치 엘프나 학살의 자매 같은 여성 유닛도 여럿 등장합니다.

노출도가 높은 복장을 입은 위치 엘프.
노출도가 높은 복장을 입은 위치 엘프.

간단히 정리하자면, 워해머의 다크 엘프는 검은 피부가 다크 엘프라는 공식을 깼을 뿐 아니라, 지하에 사는 엘프라는 공식도 깼습니다. 결국 마지막엔 다 같은 엘프로 뭉친다는 설정도 재미있죠. 단 지금까지 있던 워해머 세계관을 갈아엎고 ‘워해머: 에이지 오브 지그마’로 가기 위한 초석이었지만 말이죠. 그동안 무자비하고 잔인했던 다크 엘프들의 모든 악행들은 이걸로 용서받는 것일까요? 하지만 워해머의 하이엘프들이 딱히 착한 것도 아니고 오만함으로 인해 많은 사건을 벌였던 만큼 끼리끼리 뭉친다고 봐야겠네요.

 

검은 엘프는 모두 악한 엘프?

피부 색이 검어야 다크 엘프라는 설정을 깬 것이 워해머라면, ‘검은 엘프는 악의 엘프’라는 설정을 깨버린 것은 ‘워크래프트 3’부터 워크래프트 세계관에 등장한 나이트 엘프입니다. 이들의 피부는 검다기보단 푸른빛이 도는 것에 가깝지만, 기본적으로 자연을 사랑하며 선한 성향을 지닌 엘프입니다.

지금이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당시는 ‘어두운 피부의 엘프’가 선한 종족으로 등장한다는 것이 신선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지금이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당시는 ‘어두운 피부의 엘프’가 선한 종족으로 등장한다는 것이 신선한 아이디어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아제로스 세계의 타락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습니다. 아즈샤라를 추종하는 일부 나이트 엘프들이 영원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을 이용해 비전마법을 연구하면서 악마들을 아제로스로 불러들이게 되었기 때문이죠. 영원의 샘은 그들이 트롤에서 나이트엘프로 진화하도록 만든 원천의 힘을 제공한 고마운 존재이기도 했습니다만, 샘에서 나오는 마력을 마법에 사용하는 것은 달랐습니다. 이들이 영원의 샘의 마력을 이용하면 할수록 피부 빛이 파란색을 잃고 체격도 줄었으며 영생도 잃게 됩니다. 마력에 중독된 것이 마치 마약에 중독된 사람처럼 체격이 줄고 피부 빛이 창백해지는 것처럼 묘사한 것입니다.

말퓨리온 스톰레이지와 많은 나이트 엘프들은 격전 끝에 영원의 샘을 파괴하는데 성공하지만, 여전히 마력을 추종하는 나이트 엘프들이 쿠엘탈라스에 샘의 물을 퍼서 새로운 ‘태양샘’을 만들고 스스로 하이엘프라고 이름 짓게 됩니다. 나중에 ‘군단’ 확장팩에서 영원의 샘은 사악한 고대신 이슈라즈가 티탄들에 의해 뜯겨나간 자리였던 것으로 밝혀지며 이들이 타락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워크래프트 3’에서 타락한 데스나이트가 된 아서스 메네실이 이끄는 언데드 군대에 의해 쿠엘탈라스가 파괴되며 하이 엘프들은 학살당했고 살아남은 자들 중 켈타스 선스트라이더가 이끄는 이들은 블러드 엘프라고 스스로 이름짓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불타는 성전’에서 일부는 켈타스를 이끄는 일리다리 엘프로, 또 일부는 호드 진영에 합류하게 됩니다.

반대로 블러드 엘프는 아무래도 성품이…(이하 생략)
반대로 블러드 엘프는 아무래도 성품이…(이하 생략)

 

리니지 2의 다크엘프​​​​​​​

게임 속 다크 엘프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는 D&D의 드로우 설정에는 ‘호리호리하며 날씬한 체격’임을 강조하지만, 날씬하면서도 뛰어난 몸매를 지닌 것으로 묘사되는 이후의 다크 엘프들 중에는 ‘리니지 2’ 다크 엘프의 공도 있음을 부정하긴 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리니지 2’의 다크 엘프는 극단적인 성향으로 인해 엘프들로부터 파문당한 갈색 엘프 종족이라고 하며, 흑마법을 사용하며 파멸의 여신 실렌을 추종했지만 현재는 종족의 파멸을 눈앞에 두고 그들의 신을 부정한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요?

리니지 2의 다크 엘프들 역시 전형적인 다크 엘프, 즉 어두운 피부에 밝은 톤의 머리 색은 다르지 않지만 매력적인 캐릭터 일러스트와 모델링으로 인해 당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리지니 2 초기의 다크 엘프 이미지 일러스트
리지니 2 초기의 다크 엘프 이미지 일러스트

 

엘더스크롤 – 모로윈드의 다크 엘프들​​​​​​​

엘더스크롤 시리즈에서 던머(Dunmer) 종족은 흔히 다크 엘프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엘더스크롤 시리즈의 3편인 ‘엘더스크롤 III: 모로윈드’의 배경이 되는 모로윈드에 가장 많이 살고 있으며, 그래서 모로윈드의 많은 NPC들이 던머입니다.

던머들은 원래 알트머(하이엘프)였지만, 에잇 디바인(엘더스크롤 세계관의 만신전)만을 숭배하게 하는 것에 반발해서 그들의 고향인 서머셋 아일즈에서 뛰쳐나온 이들입니다. 이렇게 나오게 된 이유는 데이드릭 프린스인 보에디아의 사주 때문이며, 이후 역시 데이드릭 프린스 중 하나인 아주라의 저주를 사서 검은 피부와 붉은 눈을 가지게 됩니다.

이들은 여러모로 다른 종족들보다 우월한 점 – 특히 힘과 지능, 민첩 등-을 지니고 있지만, 태생적으로 저주받고 불운하다고 합니다. 잔인하고 거친 면모도 있긴 하지만, 다른 게임 속 다크 엘프들처럼 악한 종족은 아닙니다.

모로윈드 버전의 던머
모로윈드 버전의 던머
엘더스크롤 온라인 버전의 던머
엘더스크롤 온라인 버전의 던머

지금까지 알아본 것처럼 많은 게임들에 다크 엘프가 등장하며 대부분 ‘검은(어두운) 피부와 흰머리’로 설정되어있습니다만, 외모는 계속 변경되어왔습니다. 갈색톤의 피부를 지닌 경우도 있고, 보라색이나 푸른빛이 감도는 피부색일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얀 피부에 검은 머리를 지닌 다크 엘프도 있었죠.

다크 엘프의 성격도 피부 색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변해왔습니다. 원조 D&D의 사악하기만 했으며 원래 몬스터로만 분류되었던 드로우에서 D&D에서 가장 유명한 영웅, 드리즈트 두어덴이 탄생했으며,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는 어두운 피부의 엘프가 더 선한 품성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또, 워해머 세계관에서는 잔인하고 쾌락에 탐닉하는 다크 엘프가 등장하긴 하지만, 오만하고 건방진 하이 엘프도 그에 못잖게 만행을 저지르곤 합니다. 뭐 모두 알고 계신 이야기지만, 중요한 것은 외모보다 성품이 아니겠습니까?

저작권자 © 게임어바웃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